2017년 7월 19일 수요일

실제로 경험해보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될 수 없다ㅣ서보일(아주대 화학공학과)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인턴 프로그램 2기 서보일 학생



저는 졸업을 1년 남겨놓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배움의 길과 취업 사이에서 갈등하였습니다. 결론은 실제로 경험해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앞으로의 꿈을 찾기 위해 휴학을 결심하였고, 동시에 회사를 경험해보았습니다. 화학공학과의 진출 분야는 거시적인 분야부터 미시적인 분야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학교 강의를 수강하고 강의와 직업 간의 연관성을 고려하면서 미시적인 분야의 화학공학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화장품, 의약품과 같은 분야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대웅제약’에서 짧은 기간 인턴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품질부서 Quality Assurance, Quality Control에서 일을 할 수 있었지만, 결론은 실망스러웠습니다.


QA에서는 제가 대학 생활 동안 배운 지식과의 연관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사무업무였습니다. QC에서는 저희학교에서는 다뤄보지는 않았지만 UPLC, HPLC, GC와 같은 분석기기를 사용하는 점에서 흥미로웠지만, 대부분의 분석 작업은 각각의 제품마다 표준값만 보고 비교하며 오차만 엑셀로 수 페이지를 작성하는 것이었고 이에 대해 어떤 목적성과 방향성을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한편으로 단순히 이런 작업을 위해서는 4년의 대학에서의 배움이 없어도 충분할 것 같다고 느꼈고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나의 일에 만족감과 성취감을 얻기 위해서는 배움이 좀 더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핀(Graphene)


그렇게,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게 되면서 정말 내가 흥미가 있고 미래에 좀 더 생산성이 있을 분야에 대해서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직 실험실에서의 일을 한번 도 해보지 않았지만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교수님들의 실험실 연구 분야와 내용에 대해서 알아보게 되었고 이와 함께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진행하는 인턴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중 ‘그래핀 섬유’라는 단어가 제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사실 이전까지 그래핀에 대해서는 단순히 노벨상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알아본 결과 정말 미래를 주도할 물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배워 보고 싶다는 열정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생각의 관점에 따라, 2개월이라는 짧을 수도, 길 수도 있는 시간 동안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나노바이오융합 연구센터에서 인턴을 하게 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실험실의 업무와 일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실험실에서 각각의 업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실험실에 주어진 과제에 대해서 어떻게 분업하고 협력해서 완성해 나가는지 알아가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이번에 인턴근무 중 저희 실험실에서 ‘퓨리텍’회사에서 주어진 과제를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직접적인 연구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과제를 발표함에 있어서 사용되는 Fiber를 뽑아내는데 필요한 GO를 만드는 역할을 맡아서 진행하였고 발표를 위한 장비설치와 발표준비를 도와드렸고 과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을 때 많은 도움이 되지는 못했지만 제 나름대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Silicon Wafer에 용액을 Immobilization한 모습


두 번째로 다양한 실험장비와 시약들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습니다. 학교에서는 단순한 장비밖에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 분석업무에 사용되는 장비들을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크로마토그래피 장비는 사용해보지 못했지만 편광을 진행하며 제가 직접 만든 GO속 액정 섬유를 눈으로 확인해 보고 UV를 측정해서 얻은 값을 그래프로 분석해 실제로 C-O결합의 생성여부도 확인해 볼 수 있었고 Immobilization 과정을 진행하면서 실리콘 판에 물질을 씌워보기도 하고 세척하는 과정에서 플라즈마도 사용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GO를 제작함에 있어서 가장 필수적인 원심분리기를 사용해볼 수 있었기에 매우 도움이 되었고 나중에 어떤 실험실에서 일을 하게 될지 어떤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맡아서 진행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장비를 다뤄본 경험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밖에도, GO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용액과 물질을 사용해보았는데 주로 Graphene을 녹이는 황산, 염산, 질산을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용액들뿐만 아니라 사용된 각각의 물질들에 대해서 어떤 이유로 사용이 되며 사용할 때 반드시 유의해야할 점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래핀(Graphene) 파우더를 침전시킨 뒤 상층액을 제거한 사진
(N-GIC제작의 한 과정)


이번 인턴프로그램은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그래핀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알게 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미래의 전망이 밝은 소재로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GO를 만들고 섬유를 뽑아보면서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물론 완성된 Fiber의 전도성을 측정해보니 전도성이 매우 높고 g당 강도도 강하긴 하지만 먼저 대량생산에 한계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지금 나노바이오 융합연구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방식이 가장 빠르게 생산하고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Fiber만 뽑는 정도이고 Fiber를 엮어서 실을 만드는 과정까지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 과제에서 Fiber를 자동화해서 뽑아내는 과제를 성공하긴 했지만 사실 작은 스케일이고 이런 Fiber를 자동화해서 대량생산하기 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생각이 되고 매우 소량의 Graphite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다량의 황산과 질산과 염산이 사용되는데 실제 공장에서 이와 같은 냄새가 나는 유독성 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것을 꺼려하는 부분도 있고 다량으로 사용된 산을 폐수처리를 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는 이와 같은 다량의 산을 사용하는 점은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좋지 않은 부분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촉망받는 신소재임은 확실하며, 대량생산해서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실험실 단위의 작은 스케일에서 섬유를 뽑아서 가능성을 연구한다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연구해볼 가치가 있는 분야라고 생각도 됩니다.


▲융합기술 심포지엄을 통해 인턴 기간 동안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2017년 경기 대학생 인턴 2기 융합기술 심포지엄 단체사진


마지막으로 2주에 한번 씩 있었던 브라운백 세미나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2달이라는 시간동안 내가 속한 연구실의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연구실의 교수님들이 연구하는 분야와 앞으로 해보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단순히 화학공학적 시각이 아니라 학과의 경계를 넘어선 관점으로 넓힐 수 있어 융·복합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2학기에는 교환학생을 가게 되어서 인턴 3기에 지원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경험해 보고싶습니다. 대학원이라는 막연한 진로와 꿈을 구체화 시켜주었고 단순히 학교 실험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분야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신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매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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