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30일 수요일

극한환경 로봇연구실에서 나의 인턴생활_서강대학교 조영민학생



방학 동안 많은 알바를 해보면서,   인턴을 하며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인턴 공고정보들을 찾던중 우연히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인턴모집'을 보게되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전부터 등하굣길에 버스 창문 너머 서있는 융기원건물을 보면서 저 곳에서 꼭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연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매우 기뻤습니다.

 제가 속한 연구실에선 방사선의학물리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연구실에서는 매주 월요일마다 대학원생 분들이 자신의 연구주제와 관련한 논문을 소개하는 저널클럽 시간을 갖습니다. 저널클럽에서 발표하시는 대학원생 분들을 보통 논문 2편 정도를 읽고, 논문 내용들을 ppt로 준비해서 발표합니다. 저희 연구실 대학원생 분들은 같은 연구실에 속해 있어도, 연구 주제가 다양한 방사선의학물리의 학문적 특성상 서로의 분야에 대해 정확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널클럽 시간을 통해 다른 사람의 연구주제에 대해 이해할 수 있고, 다른 관점에서 조언을 해줄 수도 있으며 평소 읽기 힘든 최신 논문을 공부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생소한 주제들이었지만 여러 번의 저널클럽을 통해 조금이나마 연구 주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화요일에는 세미나 형식의 수업을 합니다. 대학원생 분들이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거나, 외부인사가 오셔서 강연을 해주십니다. 화요일 세미나는 월요일에 하는 저널클럽보다 더 포괄적인 주제들에 대해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세미나 시간에는 일반적으로 연구주제에 대한 기초적인 부분부터 설명해주시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수요일에는 몬테카를로 수업을 듣습니다. 대학원생 수강과목이지만 교수님께서 청강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셔서 매 주 듣게 되었습니다. 몬테카를로 방법이란, 난수를 생성하고 이를 통해 함수의 값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알고리즘입니다. 이를 방사선물리에 적용시키면 방사선 수송을 해석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코딩을 해본 적이 없어, 지금까지는 손 또는 엑셀의 난수생성을 이용해 수업 과제를 해왔습니다.


몬테카를로를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는 MCNP코드(Monte carlo n-particle transport)에 대해 배웠고, 이를 이용한 기말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려는 프로젝트의 주제는 차폐체에 대한 시뮬레이션입니다. 방사선이 방출될 때 기하학적 조건을 변화시키면서 그에 따른 팬텀의 흡수선량의 차이를 보려 합니다.

 연구실의 대표적인 연구 주제 중 하나는 우주환경 모델링을 통한 달 탐사입니다. 우주에는 지구자기장이 없어 우주로 나갔을 때 방사선에 의한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기 위해 우주방사선 환경 모델링 과정을 통해 손상에 대한 예측이 필요합니다. 저는 천문이나 지구과학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해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주방사선 연구를 하는 대학원생분의 화요일 세미나를 듣고, 따로 질의하며 간단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대학원생 분으로부터 이 분야의 기본내용이 담긴 자료를 받아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우주방사선을 모델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국제우주정거장 궤도를 직접 모델링을 해보았습니다. 아직은 국제우주정거장 궤도밖에 모델링하지 못 했지만, 앞으로 더 자세히 공부한다면 달의 궤도로도 모델링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수업을 통해 배운 MCNP코드를 이용해 직접 값을 구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모델링 외에도 연구실에서 필름을 통해 선량을 측정하는 실험을 직접 해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x-ray를 조사하면 조사량에 따라 반응하여 변화하는 필름이 있는데, 이 특성을 이용하여 필름이 놓인 위치의 피폭량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 필름에 대한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필름에 값을 아는 선량을 조사하고, 이 필름을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스캐너로 스캔하여 픽셀 값을 분석해보면 선량에 따른 optical density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의 선량을 조사한 필름을 스캔하여 그래프를 그려보면 아래의 그림과 같은 곡선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 곡선을 통해 미지의 선량이 조사된 필름을 분석하면 선량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1. 스캔한 필름 사진과 Calibration curve



연구실에서의 교육과 실험과 모델링 이외에도, 인턴프로그램에서 모든 인턴들에게 공통적으로 제공하는 브라운백 세미나, 융합연구포럼 등에 주기적으로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브라운백 세미나는 융기원 인턴들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하고 계시는 분들이 오셔서 강연을 해주셨고, 저는 이를 통해 제가 속한 연구실 외의 여러 연구들의 최신 동향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세미나나 포럼에 참가하지 않았더라면 전혀 몰랐을 수도 있는 분야를 접하면서 다양한 관점, 다른 방법론을 통해 연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턴이 거의 다 끝나갈 때쯤 인턴기간 동안의 연구내용을 발표하는 인턴 심포지엄에 참가하였습니다. 저는 우주방사선환경에서 우주선의 차폐체 디자인을 주제로 포스터를 만들어 발표하였습니다. 포스터를 만드는 데에 많은 시간을 썼는데 잘 설명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다른 연구실의 인턴들의 포스터를 보며 저는 제가 속한 연구실 이외의 여러 인턴들이 인턴기간 동안 어떤 연구들을 진행하였는지 간접적으로 나마 접할 수 있었고, 또한 인턴들의 연구 성과를 보며 모종의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림 1 인턴 심포지엄 포스터


 처음에 연구실에 들어왔을 때, 저에게 방사선의학물리는 너무나 생소한 분야였기 때문에 연구를 따라가기에도, 관련내용을 공부하기에도 벅찼습니다. 아는 것이 너무 없어 막막하기만 했는데, 교수님과 대학원생 분들께서 제가 천천히 배울 수 있게 도와주셔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방사선의학물리만 보더라도, 컴퓨터공학, 전자기학, 화학, 물리학, 의학 등 많은 분야의 지식을 필요로 합니다. 저는 물리학과이지만, 물리학뿐만 아니라 컴퓨터공학, 의학과 같은 제 전공 외에 다른 분야도 공부한다면 학문 간의 융합을 통해 더 효과적인 연구가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제 전공분야 외에 다른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시야를 넓히고 싶습니다. 많이 부족한 저에게 너무나도 좋은 기회를 주신 것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3개월이 너무 빨리 끝나버린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런 기회가 또 생긴다면 저는 한 번 더 지원하고 싶습니다.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