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8일 화요일

세계적 암 권위자, 나노바이오융합 신약개발 혁신센터의 김성진 박사를 만나다

  여름이 융기원의 문을 두드리는 6월, 나노바이오융합 신약개발 혁신센터를 찾아가 한국 최초, 세계 5번째로 개인 유전체를 해독한 세계적 암 권위자, 김성진 센터장을 만나보았다. 김성진 박사는 (주)테라젠이텍스 유전체바이오사업부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으며, (주)매드팩토의 대표이사 겸 CSO로 글로벌 신약개발에 힘쓰고 있다. 김성진 박사의 주 연구분야는 바이오융합으로, 특히 TGF-beta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망이 높은 연구자이다.
 
 ▲김성진 센터장(나노바이오융합 신약개발 혁신센터)


1. 안녕하세요? 센터장님께서는 세계적 암권위자로 불리시며 다양한 연구성과를 갖고 계시는데요, 융기원에 오시기 전에는 어떤 여정을 거쳐오셨는지 궁금합니다.

  국외에서의 본격적인 여정은 80년대 초부터 시작됐어요. 81년에, 일본 쓰쿠바대에 건너가서 응용생화학으로 학위과정을 마쳤고, 87년초부터 미국 NIH(국립보건원)의 국립 암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시작으로20년 넘게 종신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2007년에 가천의대에서 초빙을 받아 한국행을 택하게 되었어요. 가천의대의 석좌교수와 가천의대, 암·당뇨연구소의 소장으로 초빙을 받아 연구소를 설립했었죠.

  1000억정도를 들여 지은 연구소는 지금까지도 상당히 잘 설계된 곳으로 인정 받고 있어요. 저는 연구소도 결국 ‘사람이 연구하는 환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연구소 환경구축에 신경을 많이 썼었어요. 자유롭고, 편안하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려고 노력했죠. 그래서 사람을 중심으로 한 공간 활용이나 인터랙션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고, 하얗고 무채색이던 기존 연구소들과는 다르게 여러 가지 색을 가진 카페같은 분위기의 연구소를 만들었죠.

  가천의대 암당뇨연구소 설립을 끝낸 후에 차의과학대학교의 석좌교수로 암연구소장과 차의과학연구원의 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어요. 미국에서 큰 연구소들을 방문하여 보고 배운 것들을 연구소를 설립하는데 적용하기도 하고, 미국과 한국에서 바이오 연구를 하면서 사회 전반의 연구 개발 시스템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었죠. (웃음)


2. 미국 국립보건원과 국내의 연구소들에 계시다가, 차세대 융합기술원(나노바이오융합 신약기술 연구센터)과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 융기원을 알게 되었던 건, 삼성미래기술연구회에서 멤버로 활동할 때였어요. 서울대에 계시는 여러 교수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친분을 쌓게 되며 좀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특히, 융기원 바이오융합연구소에 있는 김성훈 교수님이 계신 곳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제게 큰 매력요소로 다가왔죠.

  다음 행보로 주저없이 융기원을 선택했던 것은 저의 비전 때문이었죠. 저의 연구 분야인 바이오 연구가 약으로 개발이 되어 성공하려면 1.기술, 2.자본, 3.매니지먼트 경험이 필요해요. 그런 면에서 제가 관여하고 있는 회사도 있기 때문에, 이 회사를 대표적인 I&D (idea & development)를 잘 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어요. 이것이 가능한 곳이 한국에선 융대원, 융기원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기업가 마인드를 가진 대학, 학계와 산업계를 연결하려 하는 곳이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가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와 대학들이 노력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대학이 시스템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이 굉장히 보수적일 것 같죠? 사실 영국의 대학은 산업화라는 면에서 보면 상당히 자유로운 편입니다. 최고의 대학이 되려면 경제가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요. 옥스퍼드 대학은 대표적인 Entrepreneurial 대학이라고 할 수 있죠. 대학에서 나온 훌륭한 연구결과를 가지고 교수들이 직접 회사를 세워CEO로서 산업화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회사가 성공하면 대학은 지분을 가진 만큼 막대한 이득을 보게 되어 대학의 교육과 연구에 재투자하는 것이지요.

  그런 시스템이 굉장히 잘 되어있다 보니까 대학도 돈이 많아지고 다시 학생들에 대한 투자를 아낌없이 하게 되죠. 영국의 많은 칼리지들이 더욱 이런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고 있어요. 대학들이 기업가 마인드를 가진 대학으로 변하고 있어요.

▲관련 서적이 가득한 책장 앞에서, 김성진 센터장

3. 센터장님께서는 산업계와 학계를 넘나드는 산출물을 내며 여러분야에서 융합연구를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특별히 주력하시는 분야는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미국에서부터 쭉 암 분야를 연구해왔어요. 그 중에서도 TGF-beta라는 물질에 집중해 연구를 해왔죠. 이 단백질은 암의 발생, 전이, 재발 등 암화의 전 과정에 관여하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지요. TGF-beta에 대해 좀 더 설명하자면, 세포가 성장하고 분열하는 과정을 통제하고 또 면역계도 조절하는 단백질인데, 만일 세포가 암이 되면 TGF-beta의 신호전달계가 작용을 못하게 되지요. 다시 말하면 암화 과정에서 TGF-beta신호 전달계가 이상이 생기는 원인을 알아 낼 수 있다면 이를 응용해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지요. 저희 연구실에서는 염증, 종양, 노화 등의 방면에서 TGF-beta의 역할을 연구하고 있어요. TGF-beta의 신호를 조절해서 여러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항염증이나 항암에 대한 신약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거죠.

  관련해서, 요즘에는 “맞춤치료”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스피린’의 약효가 사람마다 다르다고 알려져 있지요. 같은 양의 아스피린을 복용해도 어떤 사람은 심한 부작용으로 고생을 하고, 어떤 사람은 효과가 전혀 없기도 하죠. 이것은 각 개인의 유전적인 차이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최근 개인의 유전체를 검사하여 각 유전형에 맞는 약을 처방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약물 유전체라고 하지요. 암의 경우에도 똑같아요. 사람은 모두 다른데 평균적인 치료를 하다 보니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하고 약효가 없기도 하는데 요즘에는 암을 유발하는 타깃 유전자의 변이를 검사하여 이에 맞는 약을 처방하는 맞춤치료가 각광을 받고 있지요. 이를 동반 진단이라고 부르는데 향후에는 이러한 치료가 대세를 이룰 것입니다.

  제가 R&D를 이끄는 테라젠이텍스는 유전체 해독과 분석에 전문성이 있어 맞춤치료를 하기 위한 동반진단 (companion diagnostics)법을 개발하고 있고, 또 다른 회사인 매드팩토에서는 이에 맞는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지요. 그래서 저희 회사는 맞춤의학, 정밀의학을 선도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성진 센터장의 주 연구분야이자 바이오메디컬의 핫 이슈, TGF-beta

4. 현재 학계와 산업계 모두에서 융합기술과 바이오 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센터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융합’의 가치는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융합적 관점에서 Science를 하면서 하고 싶었던 것은 두 가지에요. 첫 번째는,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신약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한국에 세계적인 연구소를 만들어 후대에 남기는 것이에요. 저는 학생이나 연구원들을 돕고 이들이 과학자로서 잘 자라가도록 돕는 것을 좋아해요. 이번에 융기원으로 오면서도 제자들이 저를 모두 따라왔어요.

 매년 많은 학생들이 제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연구를 하는데 작년에 저희 연구실에서 인턴생활을 했던 학생이 하버드 의과대학에 입학을 했어요. 또 다른 학생은 연구실 생활을 마치고 영국으로 건너가 대학을 마치고 이번에 영국의 캠브리지 대학 박사과정에 입학했고요. 저는 학생들을 만나면 고등학교 졸업생이든 대학생이든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역량과 관심분야에 따라 제가 직접 지도하기도, 더 넓은 세계로 보내기도 하고 있어요.

  융합이라는 말은 최근에 각광받고 있지만, 과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있었던 개념이죠. 어떤 연구든 혼자 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기 때문에, 각 분야의 전문가가 만나 이야기 하다 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떠오르게 되요. 그게 창조고, 결국 융합인거죠.


▲나노바이오융합센터 연구실에서, 김성진 센터장

5. 융합 연구자로서 융기원에서 어떤 포부를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센터장으로서 융기원에서 이루고 싶으신 목표나 계획을 갖고 계시다면, 어떤 것인가요?

  융합을 위해서는 창조력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요. 과학에는 바운더리(boundaries)가 없어야 하는데, 어떤 장벽을 만들어놓고 사람을 조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Physical한 바운더리 이외에도 보이지 않는 학문에 대한 바운더리가 많이 존재하는데요, 융기원은 그런 면에서 자유로운 환경이죠.  그런 면에서 융기원에 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몇 년 사이에, 제가 연구하는 TGF-beta분야에 관해 전 세계 제약회사들이 주목하고 있어요. 저는 이 분야에 대해 30년 정도의 경험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질병에 관여하는 TGF-beta신호전달계를 조절하는 차별화 된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에 관심이 많아요.

 제가 연구와 개발을 이끄는 회사가 융기원에 들어와 있고, 저의 연구도 융기원에 있는 저희 센터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제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환경이에요.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하는 학생들과 제가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게 될 거에요.

  저는 앞으로 세계적인 회사가 여기, 융기원에서 나오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게 저의 목표이자 큰 포부겠네요. (웃음)

취재 및 정리: 지현수 기자(hyun_you_@naver.com)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Blogger 제공.